서울 사립초 경쟁률 11.7대 1…전년 대비 2배 껑충
[이데일리 김의진 기자] 올해 서울 사립초등학교 신입생 모집 추첨 경쟁률이 평균 11.7대 1을 보이며, 전년보다 2배 가까이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비대면 추첨 방식이 도입되며 중복지원이 가능해진 것이 경쟁률을 높인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에선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사립초 선호도가 높아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10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사립초 38개교의 2022학년도 신입생 추첨 결과 총 3698명 모집에 4만3108명이 지원, 평균 11.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6.8대 1보다 2배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재작년 2.05대 1의 경쟁률을 비롯해 최근 3년간 가파른 증가세가 계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상위 6개교의 평균 경쟁률은 20대 1까지 치솟은 것으로 확인됐다. 성동·광진교육지원청 소재의 A초는 27.1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중부교육지원청 소재의 B초는 25.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추첨에서는 강남·서초교육지원청 소재의 C초가 14.2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것이 최고였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전 사립초 경쟁률은 보통 2대 1 수준을 보였다”며 “코로나 영향으로 비대면 추첨이 이뤄지면서 중복지원이 가능해져 경쟁률이 상승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확산 전까지만 해도 사립초들은 같은 날 학생·학부모가 참석한 상태에서 공개 추첨을 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비대면 추첨이 이뤄지면서 학생·학부모가 반드시 현장에 참여할 필요가 없게 된 셈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사립초가 공립초보다 코로나 상황에서 잘 대처해 학부모들의 선호도를 높였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공립초는 대부분의 학교가 코로나 유행으로 등교수업에 차질을 빚었고 원격수업 운영도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반면 사립초는 자체 방역을 강화해 등교수업을 유지한 경우도 많았다.
강남에 사는 사립초 4학년 학부모 김모(39)씨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사립초와 공립초 차이를 더 잘 느끼게 되는 것 같다”며 “맞벌이 부부로서 공립초보다 사립초에서 방과후 과정이 늦게까지 운영되고 스쿨버스를 이용해 안전하게 하교할 수 있다는 점도 선호도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사립초의 높은 교육비 부담 등 경제적 배경에 따른 교육 격차 문제가 심화될 수 있어 공립초에 대한 교육 회복 정책이 필요한 때라고 조언한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 결손에 대처하고 기초학력이 부진한 학생들의 수준을 증진하는 방과 후 프로그램을 공립초에서도 더욱 적극적으로 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